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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3 02:34  |  분류없음


점점 멀어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 대체로 많은 관계들이 실은 처음부터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었던 것 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점점 달라지는 것, 그러면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랬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진즉에 그런 관계들은 끊어내야 하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중독되는 많은 것들 가운데, 그런 관계들에 대한 중독적 집착이 나를 가장 망쳐놓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7/08/02 04:04  |  daysanddays

<참가인원>

석호, 영글, 영재, 승아, 자해, 준, 정규, (유나)


<우선 개별 준비물>

휴지 한 롤 씩, 감자/고구마 2-3알 씩, 라면 2개 씩
쌀 7끼 만큼, 밑반찬 1-2가지 씩, 김치
각자 개인용 숟가락/젓가락,                                   => 모두에게 해당.

식초, 고추장, 간장, 소금, 설탕1kg한 봉지, 후추, 된장, 쌈장,
참치,
카레(석호), 스팸, 커피믹스(영글),
치약(자해), 샴푸(준), 비누(자해, 영글), 세제가루(준), 모기향(영글), 퐁퐁, 수세미, 스피커(준), 초(영글), 물파스, 아이스박스(석호), 태닝오일(?), 천막(준), 얼음트레이(자해), 랜턴(준), 낚시의자(준)

=> 쓸데없이 많을 필요는 없지만, 아마 쓸데없을 만큼 많이들 가져올 일은 없을 것 같으므로.
    아무래도 모든 물품이 다다익선일 거에요.
    특히, 김치값은 상당하기 때문에, 집에 있는 김치를 많이 쟁여갈 수록 예산은 많이 절감되겠지요.
    특별히 모두가 신경써서 챙겨주셨으면 하는 항목은,
    밑반찬, 참치, 스팸, 김치, 그리고 아래 공동 준비물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야채류, 과일류 등은
    여러분들의 자발적 지참이 있다면 너무너무 좋을 물품들!
    이미 가져올 사람들이 정해진 물품은 옆에 괄호 속에 이름을 적어두었으니,
    아래 리플에 무엇을 자신이 가져올 수 있는지 가급적 빨리 달아주셔요.  

<공동 준비물>

돼지고기 3kg, 작은닭 7마리 =  30,000
콩나물, 칼국수, 달걀, 떡, 오뎅, = 12,000
김치 = 30,000
김, 쥐포, 치즈(?) = 15,000
맥주, 와인, 소주 = 70,000
파인애플통조림, 옥수수콘, 밥이랑 = 6,000
고추, 애호박, 당근, 양파, 마늘, 파, 감자, 피망, 고구마, 양배추, 오이
오렌지, 사과, 복숭아, 자두, 수박,
1회용접시, 1회용젓가락, 소면, = 4,500
음료수, 과자 = 8,000
부탄가스 = 4,000
----------------------------------------
얼음, 쓰레기 봉지, 물, 횟값    <== 가서 쓰게될 돈 = 100,000
숙박 = 170,000
교통비 = 45,000*7 = 315,000



1인당 예산 11만원으로 잡았습니다.
그리하여 77만원이 총 모이게 되고,
지금 가격이 명시되어 있는 것들만 계산을 했을 때, 거의 맞아들어가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이건 장보기 전에 하는 계산인지라 어느 부분에서 오차가 생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가급적 과일 같은 것, 김치 같은 것, 야채 같은 것은 집에서 챙겨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구요.
어차피 예상치 못하게 나가는 돈이라는 게 항상 있는 법이라,
일단 11만원 예산으로 맞추었음을 말씀드립니다. ㅎㅎ

그럼 댓글달기 시작;

2007/07/08 22:00  |  daysanddays

며칠 집에 내려가 쉬다 왔다. 쉼 이라는 것, 내일이 없는 오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오랜만이었는지 집에 갈 때면 느껴지는 은근한 부담스러움조차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오랜만의 귀가였다. 그렇게 며칠을 쉬다 오늘 낮에 서울에 돌아왔다. 지리한 장마 기운에 마르지 않았던 빨래를 새로하고, 집에서 챙겨온 이런저런 물건들을 정리하고, 그리고 대충 끼니를 때우고, 그러고 나니 벌써 해는 저물어 있었다. 집에서 며칠 쉬다 서울에 돌아오면 항상 알 수 없는 의욕에 충만할 수 있었는데, 저문 해를 보면서 그 어떤 의욕도 느끼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괜히 내 삶의 많은 부분을 강탈해버린 선생님을 원망해 본다. 괜히 갑작스레 미국으로 떠나버린 김준도 원망해 본다. 그리고 또 괜히 유약한 내 자신을 원망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적막하고, 어떤 의욕도 느끼지 못한 채 나는 널부러져 있다. 어차피 내일이면 또 바빠질텐데, 느긋한 소리 하고 있다.
 

2007/07/03 00:37  |  daysanddays

한 학기가 끝났다. 더불어 나의 '새내기'도 끝났다. 전혀 '새내기'로 보아주지 않았던 선생님과 선배들 덕분에 학기 내내 한 번도 온전한 새내기로서 불려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내게 이번 학기는 새내기라 조금은 신나고, 또 설레는 그런 학기였다. 학기가 끝나면서, 항상 그랬듯이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 잘 산 걸까, 열심히 한 걸까, 그래도 조금은 성장했을까, 풀리지 않는 질문들에 한동안 마음앓이를 한다. 어제 논산가는 기차 안에서 민영이와 했던 많은 말들 중에는, 대학원에 진학한 뒤 겪어야 했던 여러 종류의 마음앓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앓이들 중에는, 내가 과연 공부를 하기에 훌륭한 사람인가, 라는 가장 어려운 질문도 있었다. 모르겠다. 맹렬하게 달려와 테입을 끊고 난뒤 오는 공허함은 사고의 마비를 가져온다. 관중의 박수가, 또는 침묵이 들리기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방학은 다시 사고를 재생시켜 지나온 학기를 정리하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는 얼마쯤의 의무감도 있고, 그보다 훨씬 큰 그리움이 있다. 너무 힘든 한 학기를 보낸 탓인지 부모님과 집의 안온함이 아주 많이 그립다. 예정되어 있었던 부안행 여행이 잠정적으로 취소되면서, 그 시간을 이용해 얼른 집에 다녀와야겠다. 그리고 나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뜨거운 여름을 만끽해야지.

2007/06/12 16:31  |  daysand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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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첫 조교의 기회를 준 수업이다.
학기가 끝날 즈음 회식자리에서, 선생님과.
2007/06/12 16:17  |  daysanddays
바야흐로 학기말이다. 숨가쁘게 몰아쳐야 할 때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분주한 내 마음이 흔들림없는 집중을 자꾸만 방해한다. 원래부터 정중동의 차분함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요즘들어 부쩍 심란하고 분주한 마음을 숨기기가 어려워진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오만을 힘이라 여기고 잘도 버텨왔는데, 점점 힘이 빠진다. 애써 내놓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과연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저 쉬워만 보였던 많은 것들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공부도, 글쓰기도, 심지어 잠깐의 말하기조차도 점점 어려워진다.

어려울수록 외로워진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라더니, 이제야 조금씩 그 말의 뜻을 알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야할 일들을 채 다 끝내지 못한 어느 날은 피곤에 죽겠으면서도, 밤잠이 오지 않아 한참을 뒤척인다. 자꾸만 뒤쳐지고 있다는 공포가 나를 괴롭힌다. 아직 유학을 나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고작 한국이라는 손바닥 만한 땅에서, 그것도 연세대라는 좁아터진 곳에서조차 근근히 버텨나가야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또 한심해서, 그러다가 결국 지금의 내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릴까봐 그것이 두려워서, 또 두려워서 나는 대범하지 못하고 자꾸만 소심해진다. 

할 일이 많은 학기 말이다. 이제 곧 준이 미국을 나간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이제 일주일 남았는데, 벌써부터 김준이 없는 여름이 조금씩 걱정되기 시작하는데, 그러면서도 쌓인 할일들에 하루도 여유를 내지 못한다. 사실 김준이 떠나는 날보다, 이 할 일들을 일단락하게 될 학기의 끝이 더욱 걱정이다. 학기 끝의 해방감은 이내 공황으로 변해 나를 집어삼킬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이 끝나고 고요가 찾아왔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김준의 빈자리에 대해서도, 흩어져버린 지난 시간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될 테니까. 
2007/06/05 21:54  |  daysand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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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해야만 했을 정도로 아팠다는 친구에게 가졌던 섭섭함, 왜 진작에 그렇게 아프다고 이야기해주지 않았니, 입원도 하고 수술도 했다면서 왜 내게 문안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니, 하는 섭섭함은 사실 나에 대한 미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게까지 아프기 전에 그의 고통을 미리 가늠하지 못하고 보살피지 못했던, 급기야는 수술을 마치고 퇴원을 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스스로에 대한 일종의 환멸이 괜한 섭섭함을 낳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섭섭하다, 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고서는 너에 대한 미안함을 지워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 왜냐하면, 그리 살갑지 못한 내가 네게 마음을 전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나의 무능이 나를 섭섭하게 만든다. 애꿎은 네게.

아프지 마라.

2007/05/29 21:05  |  daysanddays
뼈 아픈 후회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뿐

-------------------------------------------------------------------------------------------

때로 나는 내가 아주 많이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는 사랑이, 정말로 사랑인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랑은 헌신이라 배웠었는데, 내 사랑에 헌신이 별로 없어 보여 그렇다.
 
연애시대를 보다가 펑펑 울고 말았다.
아주 오랜만에 눈물을 펑펑 한가득 쏟아냈다.  
손예진과 감우성의 찡한 사랑 때문만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 그래서 지금은 잘 모르는 것들.
그것들이 아쉽고, 두렵고, 또 너무 안타까워서.
아마도, 그래서, 그렇게.
 
2007/05/21 18:15  |  daysand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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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쓰고, 나 혼자 보는 일기도 자기 검열로부터 자유롭지 않은데, 그보다 훨씬 공적일 수밖에 없는 이곳 블로그에서 자기 검열로부터 자유롭길 바랐던 것이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언젠가라도,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완전하고 또 온전하게 전할 수 있는 때가, 공간이 있기를 내내 갈망한다.

어제 선생님께서는 내게 너처럼 조심스런 아이는 처음 보았다고, 그래서 당신께서도 더 조심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다. 조금은 벅찬 아이라는 말씀도 하셨다. 무슨 말씀이신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고, 조금은 모를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고민하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를 결정할 수 있는 내 몹쓸 성격이 관련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평생을 시간 강사로 늙어 죽을지도 몰라, 그래도 견딜 수 있겠니. 가장 최악의 순간에 대해서 한 번은 생각해 보았다는 것, 그리고 그 최악의 순간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최소한의 용기와 체념이 담보되지 않을 때 나는 쉽사리 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남들처럼 저는 유학을 갈 것이라거나, 갔다와서는 교수가 하고 싶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한다. 물론 이런 나의 이해하기 힘든 결벽은 실제로 내가 얼마나 큰 야망을 품고 있는지와는 상관없이 그 야망이 다른 이들의 눈에 쉽게 포착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내 성격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나는 책상 앞에 그 흔한 'gogo!서울대!' 따위의 종이 쪼가리를 붙여놓은 적이 없었다. 왠지 속이 너무 뻔히 드러나보이는 것 같아서, 또 왠지 너무 세속적인 것만 같아서,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정도를 '응당'이 아닌 '절실한 꿈'으로 내붙이는 자체가 나를 너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붙여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나는 내가 참 잘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무척 의뭉스러운 구석도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되었다.

몇 번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난 덕분인지 요 며칠은 날이 참 좋다.
가끔 연희관 뒷 벤치에 앉아 햇빛을 쬐고 있으면 살이 바삭바삭 타들어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바삭바삭, 그 소리가 참 좋다.

2007/05/21 14:09  |  daysand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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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지각을 했다. 벌써 세 번째다.
워낙에 아침잠이 많아서 그렇다고,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한 번 더 되뇌여보는 것은 아무 소용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내 사정일 뿐이다. 내 수업도 아니고, 조교로 들어가는 수업에 벌써 세 번이나 지각을 했으니 선생님께서 얼마나 마뜩찮게 생각하실지, 내색을 안하시는 분이라 더 괴롭다. 다시는 지각 안한다고 마음을 먹고, 먹고, 또 먹었는데, 그리고 나서 또 바로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오늘 아침에는 정말로 좀 타격이 커서 한참을 멍한 채 방 안에서 울고 불고 쌩쇼를 했다. 정말 옷만 대충 걸쳐입고 뛰어나와 다행히 십 분이 채 지나기 전에 강의실에 당도할 수 있었지만, 이미 황폐해진 내 마음은 도무지 제자리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는 대체 왜 이 모양일까.

이런 내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오늘 아침은 무척 화창했다.
따사로운 햇살과 그 사이사이를 가르는 산뜻한 봄바람에 나는 한 주를 무척 기분 좋게 시작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키친에서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서, 봄을 즐기며 등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이 번 한주를 어떻게 더 알차게 채울 수 있을까, 오늘 하루는 또 얼마나 즐겁게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잠시 즐거운 상상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모든 기대와는 상관없이 나는 오늘 아침 그야말로 최악이었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너무 우울하다.